LPGA 기적의 우승 김세영 인터뷰 “대회 전날 바닷가 누웠다 새 똥 맞아… 친구가 잘풀릴 징조라며 사진 찍어줘 ANA 역전패 뒤 독한 훈련이 효과… 일단 2015년 우승 한번 더 하고 싶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22·미래에셋)이 19일 대회가 끝난 하와이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하고있다. 롯데 제공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늘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지녔던 게 행운을 불렀을까. 22일 태평양 건너 휴대전화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바로 옆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 듯 들떠 있었다. 기적에 가까운 칩인 파와 샷 이글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22·미래에셋)은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흥분한 것 같았다. 이번 주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출전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머물고 있는 김세영은 “호텔방에서 뒤늦게 우승 장면 동영상을 봤는데 내가 완전 신나 하더라. 이젠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월에 처음 낯선 투어에 뛰어들었을 때는 친구와 가족 생각에 외로움이 심했다. 영어 때문에 늘 긴장하며 지내야 했는데 요즘은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면서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있는 캐나다 출신 교사와 원격 영어 수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
김세영은 시즌 첫 대회인 코츠챔피언십에서 예선 탈락한 뒤 바로 다음 대회에서 우승했다. 시즌 2승째를 달성하기 전에 그는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3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다 역전패했다. 김세영은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을 만한 큰 시련이 있어야 뭔가를 얻는 것 같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독하게 마음먹고 운동에 매달렸다”고 했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는 도전 정신은 김세영의 가장 큰 자산처럼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