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에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는 전북과 수원은 멀티 플레이어, 신구 조화, 원활한 로테이션 등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수원 염기훈이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5-1 대승의 발판이 된 2번째 골을 터뜨린 뒤 팬들에게 달려가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북 최보경 최철순·수원 양상민 오범석 등
멀티 플레이어들 활용한 다양한 전술 효과
베테랑 영건 조화·이원화 로테이션도 한 몫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은 요즘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잘 나가는’ 대표적 구단들이다. 지난 주말에도 활짝 웃었다. 전북은 18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었다. 수원은 같은 날 ‘영원한 라이벌’ FC서울을 5-1로 완파했다. 전북은 K리그 최초의 22경기 연속무패 기록을 수립했고, 수원은 역대 ‘슈퍼매치’ 최다골차(4골) 타이기록으로 서울을 눌렀다. 한 팀이 5골을 넣은 것도 역대 슈퍼매치 최다골 타이기록이다. 이렇듯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두 팀은 나란히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일본 원정을 떠났다. 수원은 우라와 레즈(21일), 전북은 가시와 레이솔(22일)과 격돌한다. ‘신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두 팀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을 살펴봤다.
● 멀티플레이어
최보경(27), 최철순(28), 김기희(26) 등은 전북의 대표적 멀티 플레이어다. 최보경은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고, 최철순은 좌우 풀백을 커버할 수 있다. 김기희는 중앙수비수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와 오른쪽 풀백 전환이 가능하다. 수원도 멀티 자원들로 재미를 본다. 양상민(31)은 중앙수비와 왼쪽 측면을, 오범석(31)은 오른쪽 수비 겸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는다. 염기훈(32)과 이상호(28)도 윙 포워드와 2선 공격수 등으로 활약한다.
● 조화&로테이션
베테랑들과 영건들의 조화도 빼놓을 수 없다. 이동국(36), 에두(34), 에닝요(34), 조성환(33) 등 고참들이 유독 많은 전북이다. 그렇다고 전북의 힘이 오직 고참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다. 최근 A매치에서 가능성을 보인 윙 포워드 이재성(23), 풀백 이주용(23) 등 젊은 피들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수원은 거의 모든 연령대가 잘 어우러졌다는 평가다. 권창훈(21), 연제민(22)부터 노동건(24), 서정진(26), 홍철(25) 등 20대 중반, 염기훈과 정대세(31)로 대표되는 30대까지 비율이 고르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특정 연령대에 쏠림 현상이 없어 안정적으로 팀을 꾸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과 수원의 선수단 로테이션에도 특징이 있다.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전북은 철저히 이원화된 스쿼드를 운용 중이다. 그러나 수원의 경우는 좀 다르다. 30명 남짓한 적은 선수들로 시즌을 꾸려가야 하므로 적절한 전력 배분은 필수다. 시즌 전 동계훈련 연습경기부터 조합을 달리해 많은 선수들이 고르게 실전감각을 익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