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위로와 관심에 보답” 자녀 이름으로 어린이재단 후원… 義人 정차웅군 부모도 동참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숨진 안산 단원고 2학년 5인방이 만든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의 한 장면. 왼쪽부터 이준우 이재욱 김건우 최성호 김제훈 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엄 씨는 아들이 살아있을 때만 해도 친한 친구가 누군지 잘 몰랐다. 엄 씨는 아들 유품을 정리하던 중 아들이 친구 4명과 함께 ‘자살 방지’를 주제로 만든 손수제작물(UCC) 동영상을 컴퓨터에서 발견해 친한 친구가 누군지 알게 됐다. 부모들은 이 그룹을 ‘5인방’으로 부르며 유가족끼리 모임을 결성했고, 지금은 매일 만나는 사이가 됐다.
이들은 모임을 만들면서 ‘먼저 간 아이들을 대신해 아이들이 이루고 싶어 한 것, 좋아했던 것들을 하자’는 회칙을 만들었다. 그리고 첫 번째 일로 후원을 택했다. 고 이준우 군의 아버지 이수하 씨는 “사고 이후 진도 팽목항에서부터 지금까지 국민들로부터 많은 위로와 관심을 받았다. 우리 사회에 어떻게든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모임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엄 씨가 하고 있는 일에 뜻을 모아 동참하게 됐다”고 후원 동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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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때 숨진 정차웅 군의 부모는 이 5인방 부모들의 후원 소식을 들은 뒤 후원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군은 참사 때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다른 친구들을 구하다가 숨을 거뒀다. 정 군의 부모는 2월부터 아들 명의로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