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판매로 ‘상생경영’ 롯데마트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부경 로컬푸드’ 소속 농민들이 아욱과 근대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대형마트 도움으로 로컬푸드 법인 설립…영세 농가 혜택
부경 로컬푸드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봉원규 롯데마트 채소 상품개발자(MD)는 10월경 로컬푸드 산지를 찾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김해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대동면에서 대파 시금치 등을 재배하는 오종국 씨(63)를 소개받았다. 직접 만나본 오 씨는 새로운 농업기술에 대한 이해가 밝았다. 봉 MD는 “오 씨뿐만 아니라 그와 알고 지내는 대동면의 다른 농가들도 경쟁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농가 모두 규모가 작다 보니 안정적인 거래처가 없었다. 중매인을 통해 농산물을 넘기다 보니 매일 바뀌는 시세에 따라 일희일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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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가-소비자-대형마트 ‘윈윈’
로컬푸드를 생산하기 시작한 농가들이 가장 좋은 점은 채소가격의 시세를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 것이다. 롯데마트는 부경 로컬푸드에 일주일 단위로 납품 가격을 알려준다. 깻잎을 재배하는 김봉하 씨(76)는 “이전에는 하루 사이에도 30∼40%씩 시세가 널뛰기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비싼 가격에 팔려고 눈치를 보곤 했다”고 말했다. 부경 로컬푸드 농민들은 “지금은 납품 가격이 안정돼 있으니 채소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만 신경 쓴다”며 웃었다. 로컬푸드 납품 이후 농가의 수익은 이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대동면의 농가 10곳을 규합해 부경 로컬푸드 법인을 세우도록 도와주고 부산지역 점포 4곳에 채소를 납품하도록 했다. 부산의 롯데마트 화명점에 진열된 부경 로컬푸드 채소들. 생산 농민의 사진을 게재해 신뢰감을 높였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부경 로컬푸드’의 채소를 직매입 방식으로 들여온다. 종전 로컬푸드 제품들은 농가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고, 롯데마트는 판매된 수량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받았다. 재고에 대한 부담을 생산자가 떠안는 것이다. 직매입 방식은 대형마트가 재고에 대한 모든 부담을 지는 대신 직접 품질관리를 할 수 있고, 가격 할인 등 판촉 행사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롯데마트 직매입 로컬푸드의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현재 30%대까지 올라왔다. 직매입 방식의 경우 종전보다 판매 가격을 8∼15%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소비자에게도 이익인 셈이다.
김해=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