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홍 경기 파주시장(58)이 예고 없이 출석 조사를 자청해 이른바 ‘셀프 출석’ 논란을 빚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아와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시장은 대기업 직원용 출퇴근 버스 운영권을 따내려는 파주시의 한 운수업체로부터 5000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2일에도 한 차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시장은 첫 소환조사 이후 “8일까지 재출석해 달라”는 경찰의 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예고없이 9일 오전에 찾아와 조사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아 언제 출석할지 물어 봤지만 ‘알아서 갈 것’이라는 답만 돌아왔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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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안팎에서는 이 시장이 자신의 출석 날짜를 꼼꼼히 저울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마침 이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형 사건’이 터지며 이 시장에 대한 여론 관심도 줄었다는 평가다. 파주시 관계자는 “이 시장이 오전 회의에 불참해 그때서야 출석 사실을 알았다”며 “변호사와 출석 일정 등을 조율하는 만큼 시에서는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경찰 조사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