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부력’이다]<1>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 ‘공부력’이란
운동선수에게 기초체력이 중요한 것처럼 공부를 잘하려는 학생에게는 성실성, 스트레스 대처 능력, 학습 자신감 등의 ‘공부력’이 중요하다. 공부력은 앞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동아일보DB
동아일보와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는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이 학생의 인성과 환경 요소와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보고 이를 ‘공부력’으로 명명했다. 진학사가 2012년부터 진행한 ‘진로진학예측검사(KMDT)’를 받은 학생 2만2981명의 인성검사와 성적 자료를 바탕으로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요소들을 추출했다. 분석 결과, 공부력은 ‘성실성+스트레스 대처 능력+학습 자신감―가정 내 불편감’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
○ 공부력을 강화시키는 세 가지 요소
서울 K고교 1학년인 이모 군은 모의고사 평균 4등급의 중간 수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 군 어머니에 따르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도 긴 편이고, 수학은 과외를 받고 국어 영어는 단과학원을 다닌다. 이 군 어머니는 “성실하게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를 알고 싶다”며 이 군과 함께 상담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이 군의 공부력은 상당히 낮은 수준. 특히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100점 만점에 17점으로 최하 수준이었고 성실성도 37점으로 보통 이하였다. 평소 아들이 성실하다고 믿었던 이 군 어머니는 결과를 받고 깜짝 놀랐다.
두 번째 요소인 스트레스 대처 능력은 학생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이 발생하거나 좌절을 경험했을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트레스 대처 능력은 특히 시험과 관련이 깊다. 대처 능력이 높은 학생들은 시험의 불안과 압박을 잘 견뎌낼 수 있고 시험 결과가 나쁘더라도 극복할 힘이 있다.
세 번째 요소인 학습 자신감은 공부를 하면서 어려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 등을 뜻한다. 학습 자신감이 높은 학생들은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가 부족하더라도 더욱 노력하면 다음에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윤 이사는 “학습 자신감은 크고 작은 성취를 통해서 쌓을 수 있는데, 남이 시키는 대로 공부해서 얻은 성취보다는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해 성취를 얻었을 때 더욱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권위적인 부모, 가정 내 불편감 높인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요소는 높을수록 공부력을 강화시키지만 가정 내 불편감은 높을수록 공부력을 약화시키는 요소다. 가정 내 불편감은 가정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불편함을 의미한다. 진학사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자녀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너무 낮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간섭이 심할 경우, 가정 내 의사소통이 부족할 경우는 가정 내 불편감이 컸다. 특히 청소년기 학생들은 부모가 권위적일수록 불편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