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토크쇼 진행자로 나선 최태지 명예감독을 만나다
50대 중반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인 최태지 국립발레단 명예 예술감독. 2013년 12월 국립발레단 단장을 자진 사임한 그는 지난해 말 최태지 댄스컴퍼니를 설립했다. 그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하고 있는 발레 토크쇼를 서울 등 다양한 장소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최태지 국립발레단 명예 예술감독(56)이 14일 오전 11시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발레 토크쇼를 70분간 진행한다. 토크쇼 이름은 ‘모닝 톡톡톡 최태지, 발레를 톡하다’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첫 토크쇼에선 그가 국립발레단 단장 재임 당시 스타 발레리나로 활약한 김주원 성신여대 교수가 나와 로맨틱 발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최 전 단장은 “1997년부터 6년간 진행한 ‘해설이 있는 발레’가 발레에 대한 대중의 거리감을 좁히고 당시 떠오르는 신예였던 발레리나 김주원, 김지영 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자리였다면, 이번 토크쇼는 ‘스타 발레리나, 발레리노의 숨겨진 과거, 그때를 아십니까’라는 주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해진 대본 없이 게스트와 거실에서 차 마시듯 수다 떠는 콘셉트라는 것.
그는 2월 토크쇼에서 김주원과의 추억을 공개했다. 김주원이 주니어 시절 동아무용콩쿠르에 나갔을 때 최 전 단장이 대회장인 세종문화회관 안에 돗자리를 깔고 무용 지도와 메이크업을 해준 얘기, 김주원이 러시아에서 유학한 뒤 살이 너무 쪄서 돌아왔는데 ‘해설이 있는 발레’를 하면서 살을 뺀 얘기 등을 나눴다.
과거엔 가슴에 담아뒀지만 지금은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었다.
“199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주원이가 ‘해적’의 메도라 역으로 주인공에 데뷔했는데 무리한 연습 탓에 오른쪽 발등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죠. 주원이가 울면서 ‘주사라도 맞고 무대에 오르겠다’고 했는데 제가 매몰차게 ‘무용 계속하고 싶으면 집에 가서 쉬어라’라고 잘랐어요. 주원이가 이번 토크쇼 때 ‘그땐 원망스러웠지만, 이제 제자들을 가르쳐보니 스승의 마음을 알겠다’고 하더군요.”
최 전 단장은 한국 발레 대중화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1996년 37세의 나이에 최연소 국립발레단장에 취임한 뒤 이듬해부터 ‘해설이 있는 발레’를 마련해 6년간 ‘전회 매진’을 기록했고, 20여 편의 전막 발레 레퍼토리를 만들었다. 또 단원들을 해외 콩쿠르에 내보내 입상 기회를 제공했으며 국립발레단의 ‘스타 마케팅’을 정착시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석 1만5000원. 031-828-5841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