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9일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의 모차르트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2막에는 아리아 ‘어떤 고문이 기다린다 해도’가 나온다. 터키의 태수 젤림에게 납치당한 여주인공 콘스탄체가 고문을 당한다 해도 약혼자 벨몬테에 대한 사랑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하는 내용이다. 이 노래는 ‘고문의 아리아’로 불린다. 가수에게 고문에 가까운 기교와 고음을 요구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콘스탄체 배역은 가수 중에서도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분류된다. 콜로라투라는 이탈리아어로 ‘색채가 있는’이라는 뜻으로 오페라에서 기교적으로 장식된 선율을 가리킨다.
‘어떤 고문이 나를 기다린다 해도’와 또 다른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유명한 ‘밤의 여왕’ 등이 모차르트 특유의 정제되고 사실적인 콜로라투라 기법을 필요로 하는 아리아로 꼽힌다.
콘스탄체 역의 소프라노 박은주는 “일반적인 아리아보다 음이 훨씬 많고 복잡한 데다 음역 자체가 넓어 악보를 처음 본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고 전했다. 실제 ‘어떤 고문…’은 두 옥타브 반을 오가는 음역에 하이C(높은 도)를 세 마디 반이나 이어서 불러야 한다. 그는 “콘스탄체의 노래가 이토록 까다로운 것은 그녀의 심리가 실은 태수에게로 향하는 마음을 다잡으려는 심리가 숨겨졌기 때문”이라며 “콜로라투라의 테크닉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복잡한 여성의 심리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들으면 더욱 잘 이해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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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으로부터의 도주’는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만~8만원, 02-586-5284.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3만~25만원. 02-543-2351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