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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의 마법’… IBK기업銀, 퍼펙트 우승

입력 | 2015-04-01 03:00:00

女배구 PO 2경기 이어 챔프전도 전승… 창단 4시즌만에 두번째 챔피언 등극
MVP엔 기업은행 세터 김사니




경기 전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온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목에는 언제나처럼 ‘빨간 넥타이’가 매여 있었다. 정규시즌 6라운드 5경기와 플레이오프 2경기, 그리고 챔피언결정전 1, 2차전 등 9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다 준 행운의 넥타이였다.

이 감독뿐 아니었다. IBK기업은행과 도로공사의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열린 31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는 유독 빨간색이 자주 눈에 띄었다.

IBK기업은행 배구단 직원뿐 아니라 본사에서 응원하러 온 넥타이 부대들도 대부분 빨간 넥타이를 맸다. 빨간색 옷을 입고 응원을 하는 팬도 적지 않았다. 빨간색의 마법을 등에 업은 IBK기업은행이 통산 두 번째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에 등극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도로공사에 3-0(25-15, 25-23, 25-19)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삼각편대 데스티니(26점)와 김희진(15점), 박정아(16점)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레프트 채선아와 리베로 남지연은 두꺼운 수비벽을 쌓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IBK기업은행은 정규시즌 2위로 ‘봄 배구’에 합류한 올해 포스트시즌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IBK기업은행은 창단 4시즌 만에 우승 두 번, 준우승 한 번을 차지하며 신흥 명문 구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는 기자단 투표에서 28표 가운데 12표를 받은 세터 김사니가 선정됐다. 역대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세터가 MVP에 뽑힌 것은 처음이다.

이정철 감독은 “주포 데스티니가 정규시즌 중반 부상으로 결장하는 등 위기가 있었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잘 이겨냈다. 김사니는 MVP를 받을 만큼 충분히 잘했다. 시즌 내내 내 잔소리를 견뎌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배구 원년인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도로공사는 사상 첫 우승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화성=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