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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분쟁 ‘깨끗하게’ 끝냈다

입력 | 2015-04-01 03:00:00

삼성-LG, 소송 취하 합의… OLED 분쟁도 마무리
여론 비난 부담… “앞으로 갈등 생겨도 대화로 풀것”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자존심 대결로 치닫던 ‘세탁기 분쟁’이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 유출을 놓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2012년부터 벌여온 법적 분쟁도 마무리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공방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삼성과 LG는 합의문을 통해 “소비자를 위한 제품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주력하자는 양측 최고경영진의 결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며 “앞으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 조치는 지양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감정싸움으로 확산된 대립

세탁기 분쟁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세탁기 부문 임원들과 함께 한 전자매장에 전시돼 있던 삼성전자 세탁기의 도어 부분을 힘주어 누른 장면이 매장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이 발단이다. 예기치 못한 본사 압수수색에 검찰 소환 조사를 거친 조 사장은 CCTV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바로 옆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조 사장이 세탁기 도어를 파손할 당시 삼성전자 직원들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며 “LG전자가 해당 부분을 편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세탁기 분쟁이 확대된 것은 국내 가전업계 대표 라이벌인 두 회사가 서로 자존심을 건드린 탓이 크다. 특히 LG전자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해 9월 “문제의 삼성전자 세탁기가 힌지 부분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는 입장을 밝힌 데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 수뇌부도 분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내부적으로 “삼성에 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앞으로도 법적 분쟁은 지양

하지만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양쪽 그룹에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왜 국내 기업들끼리 싸우느냐는 여론이 양측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건은 이전 갈등 사례와 달리 정부나 법원의 중재 등 외부 개입 없이 양사 간 자발적 합의로 이뤄졌다”며 “특히 최근 국가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앞으로 벌어질 갈등에 대해서도 법적 분쟁을 지양하기로 한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하면 해당 사업 고위 관계자들끼리 직접 대화를 하거나 창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양측은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 대해 고소 취하 등 필요한 절차를 밟고 관계 당국에도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재판에 넘겨진 LG전자 임원들의 ‘삼성 세탁기 고의 파손 사건’은 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명예훼손 혐의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면 공소 기각으로 종결되지만 나머지 혐의는 검찰의 공소 취소가 없는 한 선처 탄원서가 제출되더라도 판결의 양형 단계에서나 참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합의 소식을 언론 보도로 알았다”며 “공소 취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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