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한마리 2만원, 피자 4만원 육박… “원재료값 그대론데 신제품값만 올려”
3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 BBQ는 이달 중순 한 마리 가격이 1만9900원인 ‘베리링 치킨’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BBQ가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 중 가장 가격이 높다. BBQ는 최근 1년 동안 ‘순살 치즐링’(1만9000원)과 ‘이스탄불 치킨’(1만9500원), ‘빠리치킨’(1만9000원) 등 1만9000원이 넘는 제품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다른 치킨 브랜드 역시 비슷하다. 네네치킨의 ‘네네마늘치킨 순살’(1만9000원), ‘스노윙 치킨 순살’(1만9000원)과 BHC의 ‘순살뿌링클’(1만9000원) 등 뼈 없는 닭고기 신제품 다수는 가격이 2만 원에 육박한다.
외식업체들은 “많이 팔리는 제품의 가격은 별로 오르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신제품 가격은 꾸준히 인상해 왔다. 2010년 말 1만 원대 중반(1만4000∼1만6000원)이었던 치킨 신제품 가격은 매년 평균 1000원씩 올라 5년 사이 4000∼5000원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는 2010년 대비 약 9%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치킨 가격의 상승률은 30% 내외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치킨이나 피자의 가격이 원재료 값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닭고기 한 마리(1kg 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5613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피자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해 11월 페퍼로니 피자(라지 사이즈)의 평균 원재료 가격은 약 6480원인데 유명 브랜드들은 3배 이상을 소매가격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가격은 제조 비용뿐 아니라 임차료나 인건비 등을 합쳐 책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외식업체 다수가 A급 톱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 비용이 높아진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