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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父子 모두 중산층’ 12.7%뿐

입력 | 2015-03-30 03:00:00

10년간 4248가구 변화 추적해보니 부모는 노후생활고, 자녀는 구직난
중산층 유지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녘. 서울 구로구의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인근에는 군용백을 메고 모자를 눌러쓴 중장년층 남성 5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건설 일용직 모집’ 간판이 붙은 건물에 주차된 승합차를 불안한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다.

18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이곳 새벽 인력시장에서 만난 김모 씨(58)는 한때 대기업 건설사의 임원을 지낸 전형적인 중산층이었다. 10여 년 전 회사를 나와 직접 건설업체를 차리기도 했으나 건설경기가 갑작스레 얼어붙으면서 회사는 물론이고 집까지 모두 처분했다.

중산층은 한국인들의 꿈이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구조조정이 일상적으로 이뤄지자 더는 직장을 통해 안정적인 중산층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

최근에는 직장에서 밀려난 부모 세대가 중산층으로 버티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자녀들마저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해도 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고학력 워킹푸어’도 급증해 지난 10년간(2001∼2011년) 부모와 자녀 세대가 안정적으로 중산층을 이뤄낸 가정은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했다.

이 같은 추이는 동아일보가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팀과 함께 지난 10년간 중산층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01∼2011년 한국노동패널(한국의 노동시장 전반을 조사한 자료)을 토대로 10년간 4248가구의 삶의 변화를 △고용주 △자영업자 △핵심 중산층인 전문직 및 경영관리직과 기술직 △대학 강사 등 고학력 비정규직 △정규직의 단순판매서비스직 △일용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등 6개의 직종과 소득(10분위)으로 분류해 이뤄졌다.

분석 결과 60대 부모가 10년간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그들의 30대 자녀도 대학을 나와 경제적으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는 비율은 12.67%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부모나 자녀 세대 중 어느 한쪽 또는 둘 다 중산층 대열에서 이탈했다.

신 교수는 “중장년층이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로 더이상 직장을 통해 안정적인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기 힘든 가운데, 고령화와 자녀 세대의 구직난까지 겹치면서 중산층의 복합적 위기가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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