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비 경감 확대
김 씨는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유방을 절제했지만 아직까지 유방 없이 사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꼭 유방 재건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방암 치료 방법이 개선되면서 과거보다 유방을 절제하는 비율이 떨어졌다. 하지만 한국유방암학회의 ‘2014년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유방암 수술 중 32.3%가 유방을 절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유방암으로 유방을 절제한 환자 수도 4만8890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유방 재건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유방 재건술을 받는 사람은 약 200만∼400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심평원 관계자는 “유방 재건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유방 절제 뒤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질과 뇌종양 환자의 정확한 뇌기능을 측정해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뇌자기파 지도화 검사’와 ‘유발 뇌자기파 기능적 지도화 검사’도 다음 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또 희귀난치 질환도 질환 특성에 따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할 경우 다음 달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 질환)과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항목에 대한 부담을 계속 줄여 나가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느끼는 의료비 경감 효과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4대 중증질환과 관련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거나 적용 비중이 확대되는 항목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5개와 100개 항목에 대해 건강보험이 새로 적용됐거나 확대됐다. 또 올해는 총 203개 항목이 새롭게 건강보험 적용을 받거나 적용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다.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과정에서 고가 항암제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게 성과로 꼽힌다. 전이성 대장암에 많이 쓰이는 ‘아바스틴’의 경우 지난해 2월까지는 한 달에 260만 원 정도가 필요했지만 지난해 3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월 13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골수섬유화증용 항암제인 ‘자키비정’의 경우 월 600만 원에서 약 17만 원으로 가격이 크게 줄었다.
한편 4대 중증질환 관련 시술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만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도 노인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 7월부터는 해당 혜택의 적용 대상이 만 70세 이상 노인으로 확대된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