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 공습 이어 지상군 파병 준비 美도 지지… 정보-군수 후방 지원 ‘시아파 맹주’ 이란 개입여부 주목… 이슬람 종파전쟁으로 번질 가능성 중동 정세 불안에 유가 3.5% 급등
예멘의 합법적 정부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수니파가 시아파를 상대로 군사적 대응을 하는 양상이어서 예멘 사태가 중동 전체의 이슬람 종파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우디의 예멘 공습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보다 3.5% 오르는 등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아델 알주바이르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25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멘의 합법적 정부를 보호하고 급진적 후티 반군의 예멘 장악을 막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며 “적어도 1개 도시 이상에 대한 공습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만을 제외한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도 “후티의 공격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켜 달라는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의 요청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모로코 요르단 수단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등이 공습에 동참했고, 이집트 파키스탄 요르단 수단은 지상군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사우디의 알아라비야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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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군사개입 전 미국에 문의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군사개입을 지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정보 및 군수 지원을 하기로 했다.
후티는 지난달 6일 쿠데타를 일으킨 뒤 반(反)후티 세력의 중심지인 아덴을 위협해 왔다. 25일 후티가 알아나드 공군기지를 장악하자 지난달 아덴으로 피신했던 하디 대통령이 국외로 빠져나갔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정확한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수니파 왕정 국가를 중심으로 한 이번 군사 개입은 시아파 반군으로부터 수니파 정부를 지키기 위한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후티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진 시아파 이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란은 예멘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반대해 왔지만 사우디 등의 개입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멘 내전이 ‘수니파 대 시아파’의 종파 전쟁으로, 중동지역 전체에 걸친 군사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