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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390〉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

입력 | 2015-03-25 03:00:00


세월이 일러주는 아름다움의 비결 ―샘 레벤슨(1911∼1980)

매력적인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하게 말하십시오.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십시오.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십시오.
아름다운 머릿결을 원한다면
하루에 한 번 어린아이에게
그대의 머리칼을 어루만지도록 하십시오.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싶으면
그대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며 걸으십시오.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인 인간은
회복되어야 하고,
새로워져야 하며,
소생되고,
교화되며,
구원받아야 합니다.
결코 그 누구도 버려져서는 안 됩니다.
그대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
당신의 팔 끝에 손이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대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당신은 두 개의 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한 손은 그대 자신을 도와주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손입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인은 사람들의 호감을 산다. 그래서 살아가는 데 크게 유리하다. 미인으로 태어나는 건 축복이다. 하지만 아무리 앤젤리나 졸리처럼 매력적인 입술을 가진 여인이라도 입술 새로 나오느니 심술궂고 상스러운 말뿐이라면, 그 입술이 밉살맞게 보일 것이다. 외양은 사슴 같은 눈망울인데 보느니 상대의 결점과 허점뿐이라면 더 섬뜩할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겉모습에도 드러나는 그 내면의 미추(美醜)를 젊은이들은 잘 느끼지 못하고,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젊은이는 자기가 아름다운 심성의 못생긴 사람이기보다 심성이 추하거나 말거나 미인이기를 원하기 쉽다. 다시 말하건대, 옛날이나 지금이나 미인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며, 그래서 살아가는 데 크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시인은 나이 든 사람으로서 터득한 비책을 일러준다. 어렵지 않다. 앞 연에 나열된 대로만 살면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 평범한 외모의 나도 당장에 아름다워질 것 같다. 어쨌든 한결 마음에 드는 모습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작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테다.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배고픈 사람과 음식을 나누십시오’, 이 구절을 쓰면서 시인도 빙긋 웃었을 것 같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아름다움이 인류 전체로 퍼져 나가기를 간구하는 마음이 따뜻하게 담긴 시다.

황인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