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새학기 대학가 풍경 강릉 소재 대학 예비역 학생들 물의… 파문 확산에 ‘죄송-자숙’ 사과문
강원 강릉시의 한 대학 예비역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속옷 차림으로 군가를 부르고 있다. 인터넷 캡처
사진에는 19일 오후 단합 행사를 마친 이 대학 예비역 학생 50여 명 가운데 30여 명이 속옷 차림으로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군가를 부르고 다른 학생들은 맞은편에서 이를 지켜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무개념 행동이다’, ‘공공장소에서 혐오스러운 장면이다’, ‘풍기문란으로 신고했어야 했다’, ‘같은 학교 학생으로 창피하다’ 등의 비난 글을 잇달아 올렸다.
당초 선배들이 후배들 군기를 잡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학교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학 관계자는 “조사 결과 군기 잡는 것은 아니고 학생들이 단합 행사 후 술기운에 일종의 과한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학생들 지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술판 MT’ 대신 재능기부 봉사 ▼
中-베트남 출신 많은 호남대 한국어과, 초등교 찾아 전통춤-게임 ‘힐링 캠프’
호남대 국제학부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24일 전남 무안군 청계초교 어린이들과 게임을 하며 ‘봉사형 MT’를 즐기고 있다. 무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4일 오전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계초등학교. 호남대 국제학부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버스 2대에서 내리자 교실에 있던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한국어학과 학생들은 지난해 3월 학과 야유회 때 청계초교 아이들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먹고 마시는 야유회 대신 아이들과 함께 ‘힐링 캠프’를 연 학생들은 한 번 더 와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으로 1년 만에 학교를 다시 찾았다.
이어 그룹 짜기 놀이를 하면서 강당은 웃음바다가 됐다. 한국어가 서툰 한 유학생이 이 학교 ‘김대진 학생’의 이름을 ‘김돼지 학생’으로 부른 것. 함께 웃고 신나게 게임을 하면서 대학생들과 아이들은 금방 하나가 됐다. 베트남 출신 학생들은 베트남에서 태어나 엄마와 함께 한국에 온 허슬기 양(13·6년)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한국어학과 4년 팜데빈 씨(22)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슬기의 얼굴이 밝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우리가 슬기의 멘토가 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호남대는 8년 전부터 전공과 연계한 지역 봉사형 야유회를 권장하고 있다. 술 마시고 훈련받는 과거 야유회 문화에서 벗어나 지역민에게 감동을 주고 학생 스스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