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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 사망’ 오보 소동

입력 | 2015-03-20 03:00:00

가짜 싱가포르정부 사이트에 속아 CNN 등 속보 냈다 부랴부랴 정정




미국과 중국의 주요 외신이 가짜 웹사이트에 속아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사진)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내보냈다가 급히 바로잡는 소동을 벌였다.

CNN은 한국 시간으로 18일 오후 11시경 리 전 총리가 향년 91세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내보냈다. 이 속보는 CNN의 트위터를 통해 세계 2500만 명의 팔로어에게 전달됐다. 중국중앙(CC)TV와 펑황왕(鳳凰網),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 등도 앞다퉈 이 소식을 전했다.

이들 매체는 총리실 로고와 함께 “리콴유 전 총리가 타계했다”는 발표 내용이 담긴 싱가포르 정부 웹사이트를 인용했다. 하지만 몇 분 뒤 이 사이트는 정교하게 조작된 가짜로 드러났다. 외신들은 곧바로 정정 보도를 내보냈고 싱가포르 경찰은 이 화면 유포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펑황왕과 시나닷컴은 이 소동에 대해 사과했다. CNN은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지만 보도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CNN은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정정 기사를 통해 “우리가 오보를 내보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공식 부인함에 따라 이를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인 더스트레이츠타임스는 “총리실에 직접 확인한 결과 리 전 총리는 여전히 위독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리 전 총리는 심한 폐렴으로 5일부터 싱가포르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소동이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 전 총리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959년 자치정부 수반으로 선출된 그는 1991년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2년간 싱가포르를 통치하며 이곳을 세계 수준의 금융,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다. 현재 싱가포르의 총리를 맡고 있는 리셴룽은 그의 아들이다.

유력 정치인이 사망했다고 언론이 잘못 보도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4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방송사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제작해 둔 부고 방송을 실수로 미리 내보낸 뒤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