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임시착륙장 폭 좁아 위험 2014년부터 추진… 용지 문제로 표류
전남도는 지난해 2월경 가거도 방파제 안쪽 물양장(物揚場·선박이 짐을 싣고 내리는 시설)에 헬기장 조성을 추진했다고 15일 밝혔다. 물양장에 H자 마크를 그리고 야간 조명장치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물양장 주변에 테트라포드(방파제에 쓰이는 콘크리트 블록)가 쌓여 있는 데다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어서 헬기장 조성 사업의 진척이 없었다.
전남도가 물양장에 헬기장을 새로 설치하려 한 건 480m 길이의 방파제 중간에 있는 헬기 임시착륙장의 폭(가로)이 12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헬기장은 최소 가로 25m, 세로 25m 넓이로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경이 지난달 말에도 방파제 임시착륙장에 조명시설을 설치할 것을 신안군 등에 제안해 한때 논의가 이뤄졌으나 이마저도 법 규정과 침수 우려 등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목포지방해양항만청은 가거도 방파제의 폭을 12m에서 100m로 넓히는 공사를 2020년까지 할 예정이다. 이 방파제 공사가 끝나기 전까지 최소 5년간은 정식 헬기장을 갖추기 어렵다는 얘기다. 신안군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폭이 좁은 가거도를 비롯해 안좌면 자라도, 박지도 등에서도 헬기장 조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이형주 peneye09@donga.com·정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