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테러대상 치밀하게 사전조사” 범행전날 형법 검색… 金 “기억없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조찬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씨(55)는 미리 범행 대상과 처벌에 관한 정보 등을 검색하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철준 미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장(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은 1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지난달 17일 민화협에서 초청장을 받았다. 같은 달 24일 주최 측에 전화를 걸어 참석 의사를 전했고, 같은 날 주한 미대사관 근처에서 열린 ‘한미연합 전쟁연습 대북전단 살포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적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소속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 주최했다.
김 씨는 범행 사흘 전 국회도서관에 가서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만들었다. 이날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으로 리퍼트 대사 블로그를 살펴봤고 ‘오바마 키(신장)’ 등을 검색했다. 경찰은 김 씨의 블로그 초기 화면에 오바마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의 사진이 있는 것으로 볼 때 김 씨가 리퍼트 대사의 키를 가늠하기 위해 이를 검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또 범행 하루 전날 인터넷에서 ‘형법’을 검색했지만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