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서울시향 사태’ 2라운드… 사무실 전격 압수수색

입력 | 2015-03-12 03:00:00

박현정 前대표 막말 명예훼손 진정… 경찰, 직원 4명 내부 e메일 등 확보
봉합 석달만에 갈등 재연 우려




경찰이 지난해 말 내부의 명예훼손 고소전으로 홍역을 치른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53·여)가 제기한 명예훼손 진정 건을 수사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1일 수사관 8명을 서울시향 사무실과 서울시향 전산망을 관리하는 전산업체 사무실로 보내 4시간 40분 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직원들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경찰에 냈다. 그는 “내가 성희롱을 했다는 직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익명의 투서로 음해했다. 누가 거짓으로 음해했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시향 사무실에서 직원 2명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복합기 메모리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직원들은 경찰의 참고인 조사에 불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 전산망을 관리하는 전산업체 사무실에서는 직원 4명의 내부 e메일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주장이 서로 달라 익명의 투서를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사실을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향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2일 사무국 직원 27명 중 17명이 익명으로 “박 대표가 막말을 일삼고 성희롱을 했다”며 퇴진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일부 직원들은 언론에 e메일 등으로 박 전 대표의 막말, 성희롱, 인사 전횡 관련 내용을 알렸다. 논란이 이어지자 박 전 대표는 사흘 뒤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정명훈 예술감독 중심으로 사조직화한 시향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갈등”이라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 감독이 있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박 전 대표는 서울시로부터 사표 종용을 받았다고 폭로하는 등 반발하다 같은 달 29일 “여러 왜곡과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많이 다쳤고, 공정하지 못한 일방적 조사로 많이 힘들었다”며 결국 사임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