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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임관빈]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입력 | 2015-03-11 03:00:00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존경하는 리퍼트 대사님,

한국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한국의 안보를 위해 애를 많이 쓴 대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테러를 당했으니 한국 사람으로서, 또 대사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시절 한미동맹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일했던 파트너로서 송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대사께서는 80바늘이나 꿰매고 자칫 생명까지도 잃을 수 있는 엄청난 위험을 당하고도 “나는 괜찮습니다. 한미동맹을 위해 빨리 돌아가겠습니다. 같이 갑시다”라며 참으로 대인다운 담대함과 주한 미국대사로서 한미관계를 걱정하는 놀라운 사명감을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한국 국민에 대한 진한 우정까지 보여줌으로써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존경하는 대사님,

나는 지금도 대사께서 아태차관보 시절 만날 때마다 내 손을 잡으며 보여줬던 진실된 파트너십과 우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안보위기가 발생하였을 때도 한미동맹의 확고한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한국의 요청에 대해 직접 나서서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를 한미연합훈련에 참가시키셨죠.

또 한미관계를 이간질하고 약화시키려 하는 세력들을 잘 경계해야 한다는 내 말에도 늘 크게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 후 국방장관 비서실장이라는 중책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한미관계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중요한 현안들을 많이 해결해 주셨지요.

대사께서 한국에 부임한 뒤 보여 주신 행보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저도 대사님이 진정성 있고 친화력이 뛰어나신 분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아들 이름까지 한국식으로 지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좋은 친구를 얻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좋은 친구를 얻는 길은 자기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은 잘 생각지 않습니다. 대사께서 부임 후에 보여주신 모습은 단순한 국가 간의 외교적 차원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진정한 친구는 어떻게 얻어야 하는가를 보여준 모델이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대사님,

흔히들 한미동맹 관계를 말할 때 혈맹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6·25전쟁에서 3만7000명의 미군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고, 전쟁 이후에도 60년 이상 함께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한 한미동맹의 굳건한 바탕 위에 오늘의 발전된 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을 한국 국민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흘린 피 또한 결코 헛된 피가 아닐 것입니다. ‘담대한 리퍼트, 혈맹의 아이콘 되다’라는 신문 제목처럼 오히려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군들이 흘린 값진 피의 대가 위에 한국이 튼튼히 지켜졌듯이 대사님이 흘린 피 또한 한미동맹의 값진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대사님이 한국과 한국 국민을 사랑했듯 많은 한국 국민이 리퍼트 대사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힘찬 걸음으로 다시 출근하고, 세준이와 그릭스비랑 산책도 나오기 바랍니다. 그래서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한국 국민과도 더 가까운 친구가 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인사동 골목에서 파전에 막걸리 한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옛 동료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