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6일 새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모텔. 이모 씨(31)는 모텔 주차장을 지나 건물 뒤편으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성인 남성 한 명이 겨우 지날법한 좁은 계단을 올라 그는 건물 2층 난간에 도착했다. 야심한 시간에 이 곳을 찾은 건 모텔 투숙객들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훔쳐보기 위해서였다.
이 씨는 약 2시간 전 모텔에 들어가 객실마다 방문에 귀를 기울여 투숙객 여부를 확인했다. 2층의 한 객실에서 인기척이 나자 이곳을 목표로 삼고는 건물 밖으로 돌아갔다. 새벽 추위를 버티며 30여분 동안 난간에 서서 창문을 기웃거렸지만 그가 원하는 장면을 볼 수는 없었다. 해당 객실에 투숙하던 A 씨 커플이 그대로 잠들어버렸기 때문.
화가 난 이 씨는 오전 6시30분경 피우던 담배를 창문 안으로 던졌다. 순간 연기에 놀라 잠에서 깬 투숙객과 이 씨의 눈이 마주쳤고 그는 부리나케 도망쳤다. 담배꽁초가 침대 이불 위에 떨어지며 생긴 불씨는 A 씨 커플이 화장실에서 물을 떠와 크게 번지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