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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미세한 후각을 이용해 인간 질병을 판별하는 시대가 열린다.
BBC방송은 8일 도널드 보그너 교수가 이끄는 미국 아칸소대 의대 연구팀이 ‘프랭키’라는 이름의 독일산 셰퍼드를 훈련시켜 갑상샘암을 앓고 있는 환자를 판별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내분비학회에서 발표됐다. 지금까지 갑상샘암 의심 환자들은 초음파 검사에 이어 가는 바늘을 이용한 조직 검사로 암 존재 유무를 판별해 왔다.
연구팀은 프랭키가 환자들의 오줌 냄새를 맡게 한 뒤 갑상샘암을 앓고 있는 환자의 오줌이면 그 앞에 앉고 증상이 없으면 돌아서도록 훈련시켰다. 이 실험에는 34명의 환자가 자원했다. 15명은 갑상샘암을 앓고 있는 환자였고 19명은 암이 아닌 양성 종양을 가지고 있는 환자였다. 프랭키는 이 가운데 30명의 암 유무를 정확히 맞춰 88%의 적중률을 보였다. 암이 있는데 아니라고 판별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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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샘암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이다. 한 해에 6만여 건의 암 환자가 새로 발견되고 19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조만간 뉴욕 오번 대 수의학과와 함께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활동했던 폭탄탐지견 2마리를 갑삼생암 탐지견으로 바꾸는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메디컬 투데이는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이 기술이 쉽게 암을 발견하는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암연구소의 엠마 스미스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가 어떤 냄새 분자를 인식하는지를 밝힐 수 있으면 개의 후각을 더 연구 발전시켜 암 세포 존재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인공 ‘전자 코’ 개발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