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심평원 연구위원, 자동제세동기로 心정지 승객 살려 “걱정했는데 건강하다니 감사”
이 씨는 1월 28일 오전 7시 50분경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은 중년 남성을 발견했다. 쓰러진 사람은 행정자치부 공무원 정모 씨(50). 이 씨는 심폐소생술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모든 지하철역에는 AED가 있다. 어서 AED를 가져오라”고 역무원에게 요청했고 AED를 활용해 정 씨에게 응급처치를 했다. 이후 정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심혈관 시술을 받고 약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하지만 이 씨는 119 구조대가 도착한 뒤 현장에서 조용히 사라져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 역무원은 “AED가 설치돼 있는 건 알지만 그 순간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AED가 떠오르지 않았다”며 “여성 승객분이 당황하지 않고 구조 방향을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정 씨와 역무원들은 언론사에 이 승객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고, 온라인에서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하다’ ‘의인을 찾자’는 메시지가 퍼졌다.
정 씨는 5일 ‘생명의 은인’인 이 씨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씨는 “응급처치를 하는데 노인 한 분이 오셔서 자기 심장약을 주시더라”며 “물론 그 약을 먹일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모든 시민이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그 상황에서는 나처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