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美의회 연설 앞두고 백악관 반대에도 공화 초청 강행… 美-이란 핵협상 강력비판 예정 케리 “쟁점 만들지 않길” 경고
이란과의 핵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는 네타냐후의 연설 수위를 낮추려는 막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1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이 행사가 아주 큰 정치적 쟁점이 되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며 네타냐후 총리 연설이 핵 협상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분란을 일으킬 만한 연설을 하지 말기 바란다는 간접 경고를 보낸 것.
그러자 베이너 의장은 “왜 백악관은 우방인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듣는 데 위협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의 미국 내 최대 로비 단체인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네타냐후 총리 연설 불참을 선언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참석을 종용하고 나섰다. 또 다른 유대계 로비 단체 ‘공화당 유대연합(RJC)’은 이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영상 광고를 냈다.
광고 로드중
네타냐후 총리 연설을 둘러싼 논란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물론 이스라엘 일각에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17일 조기 총선을 의식해 자국 내 보수 진영을 결집하려고 미 의회 연설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직 군, 정보기관 출신 인사 200명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안보 사령관들’이라는 단체는 1일 텔아비브 기자회견에서 “총리가 미 의회 연설 덕분에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이스라엘을 오도하는 것”이라며 “미-이스라엘 관계를 악화시키고 이란만 돕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