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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 운동으로 질병 예방… 경제효과 年16조원

입력 | 2015-03-02 03:00:00

[스포츠가 사회를 바꾼다]<4> 사회적 비용 줄이는 스포츠




지역과 소득 차이에 따른 건강 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스포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①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팔을 지면에 뻗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주민들. ② 테니스 스타 이형택(가운데)이 ‘테니스 행복충전 행사’에서 아이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쳐주고 있다. ③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으로 문을 연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를 방문한 참가자들이 심폐지구력을 측정하고 있다. 동아일보DB·뉴시스

초등학교 6학년 A 군(12)은 주말마다 리틀야구 클럽에 간다. 야구를 하기 전에는 스케이트와 농구를 즐겼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아버지가 선물한 야구 글러브를 갖고 놀며 자연스럽게 운동에 재미를 붙였다. 조만간 야구 대신 테니스 라켓을 잡을 예정인 A 군의 키는 156cm, 몸무게는 46kg이다. A 군의 친구 B 군(12)은 앉아서 하는 활동을 좋아한다. 체육시간에도 스탠드에 앉아 있을 때가 많다. B 군의 키는 151cm, 몸무게는 56kg이다.

두 학생의 식성은 닮았다.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를 좋아하고 먹는 양도 비슷하다. 지난해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에 따르면 초교 6학년 남학생의 평균 키는 151.4cm, 몸무게는 46.8kg이다. A 군은 평균보다 키가 크고 몸무게는 가볍다. 반면 B 군의 몸무게는 평균보다 10kg 가까이 무겁다. 비만이다.

2011년 서울 초중고교 1276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만율이 높은 학교는 강북에 몰려 있었고 강남 3구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날씬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의 학생일수록 인스턴트식품으로 식사를 때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성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1년간 축적된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초고도비만율을 소득 수준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취약계층인 의료급여수급권자의 초고도비만율은 1.23%였던 반면 최상위 집단(보험료 상위 5%)은 0.35%였다. 저소득층은 채소 과일보다 패스트푸드를 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포츠과학 전문가들은 정크푸드 위주의 식사가 비만의 원인인 것은 맞지만 운동과 생활습관 등을 떼어놓은 분석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음식을 똑같이 먹어도 칼로리를 충분히 소모하면 비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만은 각종 성인병의 주범이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료비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다.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육활동은 각종 질병 특히 당뇨, 감기, 뇌중풍, 골다공증, 불안 및 우울증 예방에 효과가 크다. 체육활동 참여자의 병원 방문 횟수는 비참여자보다 1년에 최소 0.3회, 최대 1.5회 적었다. 의료비 절감과 개인의 생산성 증가를 합산하면 1인당 연간 46만 원, 성인 인구 전체로는 약 16조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이 연구는 밝혔다. 미국 보건부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이 그러지 않는 사람에 비해 연간 330달러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었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한다.

서울 광진구는 모든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생활체육교실을 연중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배드민턴부터 정구까지 종목이 17개나 된다.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따로 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 김권일 박사는 “체육활동은 모든 수혜자가 균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이상적인 복지 수단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만 달러 안팎인 선진국의 체육 정책은 ‘엘리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체육 소외계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해 왔다. 한국의 체육 정책도 장애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체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이미 소외계층에까지 관심을 넓힌 상태다. 마음만 먹으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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