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도전 1 국 2 보(23∼42)
23은 적극적인 수단. 하지만 조한승 9단답지 않았다. 그의 바둑은 물 흐르듯 균형을 잡아가는 것인데 이번 것은 다소 급했다. 랭킹 1위 도전자를 맞이한 그의 심적 상태를 보여줬다고나 할까. 참고 1도처럼 흑 1로 갈라 치고 백 2로 다가서면 흑 3 마늘모로 두는 게 보다 유연했다.
박정환 9단은 기회가 왔음을 직감하고 24로 협공했다. 좌상귀 백 1점과 호응한 적절한 벌림. 흑의 매끄럽지 못한 수(23)가 백에게 리듬을 준 격이다. 흑은 25로 한 칸 뛰었고, 백은 26에 이어 28로 귀를 지켰다. 좋은 수순.
흑은 29, 31로 끊었다. 이에 질세라 백도 32, 34로 밀어갔다. 갑자기 흐름이 빨라졌다. 35가 실착. 참고 2도처럼 흑 1로 이을 자리였다. 백 2로 뻗으면 흑 3이 기분 좋은 선수. 백 4, 6으로 살려고 하면 흑 7로 연결한다. 실전보다 훨씬 좋은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서 박정환은 손을 뺐다. 그러고는 대망의 자리 42로 눌러갔다. 백이 주도권을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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