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규제 완화와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가계부채 증가폭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가계부채는 작년 한 해 동안 68조 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11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4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089조 원으로 1년 전보다 67조6000억 원(6.6%) 늘었다. 또 3분기(7~9월) 말보다는 29조8000억 원(2.8%) 증가해 1개 분기 증가폭으로는 관련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은이 분기에 한 번씩 발표하는 가계신용은 은행·비은행 등 금융권 가계대출과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액)을 더해 산출하는 대표적인 국내 가계빚 통계다.
가계부채 잔액의 연도별 증가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7~8%대를 유지하다가 2012년 5.2%로 둔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2013년 증가율이 6.0%로 반등하더니 지난해 6.6%로 2년째 상승 추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가계부채 평가 및 대응 방향’ 자료에서 “가계부채가 경제성장에 따라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연례협의에서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단기적 위험요인이 아니라고 평가했다”며 “다만 정부는 부채 증가속도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고 대출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