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온실에는 벌써 여름의 기운이 완연하다. 사진의 온실 속 덩굴장미와 펠라고니움의 붉은 빛이 따뜻하고 낭만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봄은 이렇게 특유의 빛이 담긴 '초대장'을 우리 모두에게 건넨다. 임종기 씨 제공
13세기 페르시아의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잘랄 아드딘 무하마드 루미의 시다. 봄이면 루미의 시가 전 세계에서 인용된다. 800년이 넘은 시가 아직도 우리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그대’라는 존재가 신이든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든 새싹이 움트는 봄의 정원에 누군가를 초대하고픈 그 마음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06년의 봄. 영국에서 맞은 첫 봄이었다. 그 봄은 축축하고, 추웠고 그리고 어두웠다. 영하의 기온은 아니었지만 쌀쌀함이 뼈를 파고들었다. 건조한 한국의 봄과는 사뭇 그 느낌이 달랐다. 하지만 초록의 잔디 속에서 노란 수선화가 수백만 송이로 온 거리에서 돋아나면서 영국의 봄이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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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봄의 정원은 저마다의 목소리로 우리를 초대한다. 초대에 응할지 말지는 당신의 자유다. 단, 초대에 응했을 때 봄은 확실한 ‘보상’을 준다. 새싹과 꽃이 주는 ‘봄의 위로’이고, 스타일매거진 Q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글=오경아 가든 디자이너·‘정원의 발견’ 저자
사진=임종기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