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상. 사진제공|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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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윤희상(30)은 평생의 불운을 2014년에 다 겪은 듯한 심정으로 살았다. 첫 시련은 4월25일 사직 원정에서 롯데 김문호가 친 타구에 급소를 맞고 쓰러진 순간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몸을 추슬러 5월7일 문학 삼성전에서 통증을 털고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5월16일 한화전에서 송광민의 타구에 오른손가락을 맞고 또 쓰러졌다. 이번에는 요행도 없었다. 새끼손가락이 부러지는 중상이었다. 재활은 더뎠고, 끝내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했다. 윤희상의 공백 속에 SK는 결국 4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멘탈갑’ 윤희상답게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부터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줬다. 이어 올 1월15일 출발한 SK의 미국 플로리다캠프에서 절치부심했다. 그런데 플로리다 1차 캠프 종료(2월9일)를 불과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중도귀국 짐을 싸야 했다. 이번에는 윤희상이 다친 것이 아니라 장모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소식을 들은 4일은 마침 SK의 휴식일이었다. 윤희상은 지체하지 않고 SK구단의 도움을 얻어 귀국 비행편을 알아봤다. 5일 오전 비행기가 잡혔다. 수속을 밟으려면 일찍 공항에 가야만 된다. 윤희상은 아침 7시 훈련지인 베로비치 캠프를 나와 올랜도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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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상의 자세에 감탄한 김 감독도 “기특한데 한편으로는 짠하다”고 말했다. 2014년의 아픔이 윤희상을 한결 성숙한 사람으로 만든 것 같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