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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2월엔 발퇴펠의 ‘스케이터 왈츠’를 즐겨보세요

입력 | 2015-02-03 03:00:00


12일 서거 100주년을 맞는 발퇴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가 인기를 끌면서 1월에는 전 세계에서 요한 슈트라우스 가족을 중심으로 한 빈 왈츠가 자주 연주됩니다. 그렇지만 오스트리아의 빈에만 왈츠가 있었던 것은 아니죠.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 저는 종종 다른 작곡가의 왈츠를 떠올립니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프랑스 작곡가 에밀 발퇴펠(1837∼1915)의 ‘스케이터 왈츠’입니다. 제목처럼 느긋하게 양날을 지치는 사람들, 그렇지만 오늘날처럼 스포티한 차림이 아니라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정장을 한 채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우아한 모습이 연상됩니다.

프랑스 작곡가인데 왜 영국 빅토리아 시대냐고요? 발퇴펠은 1874년 당시 웨일스공의 눈에 들어 런던에 건너와 활동하게 됩니다. 훗날 에드워드 7세 왕이 되는 사람입니다. 런던에서 그는 빈 왈츠와는 다른 분위기의 왈츠를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습니다. 1882년 작곡한 ‘스케이터 왈츠’가 그중 가장 인기 높은 작품이죠. ‘여학생 왈츠’로 잘못 번역된 ‘학생악대(Estudiantina) 왈츠’도 젊은이의 활기찬 모습을 신선한 멜로디로 꾸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라. 따져보면 그의 이름도 국경을 넘습니다. 그는 독일어와 프랑스어가 함께 쓰이던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 성장했습니다. 그가 자랄 때는 프랑스 땅이었지만 사람들 이름에는 독일 성이 많았죠. 태어날 때 그의 이름은 에밀 레비였습니다. 그런데 자라서 발퇴펠(Waldteufel)이라는 묘한 성으로 바꾸었습니다. 독일어로 발음하면 발트토이펠, ‘숲의 악마’라는 뜻이 됩니다. 왜 이런 이름으로 활동했는지, 바꾸려면 왜 아예 프랑스 이름으로 바꾸지 않았는지… 수수께끼입니다.

오늘날 두 곡의 듣기 편한 왈츠로 기억되는 발퇴펠이지만, 이 코너에서 소개해온 여러 대작곡가들만큼 중요한 인물은 아닙니다. 그런 그를 왜 내세웠냐고요? 12일이 바로 그의 서거 100주년이거든요. 기념하는 의미에서 가까운 빙상장으로 스케이트를 타러 가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피겨스케이트를 신고 우아한 왈츠에 도전해 볼까요?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