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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취직시켜주겠다” 말에 속아…위안부 황선순 할머니 별세

입력 | 2015-01-26 16:51:00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선순 할머니가 26일 오전 8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황 할머니는 1926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남동생과 함께 지내던 황 할머니가 위안부로 끌려간 것은 17살 때였다. 고모 집에 밥을 얻어먹으러 가던 중 “부산에 있는 공장에 취직시켜주겠다”는 낯선 남자들의 말에 속아 따라나선 것이 고통스러운 3년 세월의 시작이었다. 부산과 일본, 남태평양 나우르섬까지 황 할머니의 여정은 길었다. 1945년 해방된 후 고향인 장성으로 돌아왔지만 형편이 어려운데다 뇌경색 당뇨 등 질병으로 오랜 기간 힘겹게 살았다. 빈소는 전남의 한 병원에 차려졌으며 유가족의 뜻에 따라 영결식은 28일 비공개로 치러진다.

황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54명으로 줄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측은 “하루 속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노년의 생을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한국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38명이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