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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소득파악률 62.7%… 새는 세금부터 찾아야

입력 | 2015-01-26 03:00:00

[나라 가계부 내가 챙긴다]시급한 세원확충 어떻게




라식 수술을 받으려고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명 안과를 찾은 직장인 송모 씨(33)는 병원 직원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수술비가 120만 원이지만 현금으로 돈을 내고 별도의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으면 100만 원으로 할인해 주겠다는 것. 송 씨는 연말정산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당장 20만 원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병원 측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연말정산 사태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보완책 때문에 정부는 2000억 원 정도를 더 근로자들에게 환급해줘야 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출생, 연금 등에 대한 공제가 확대돼 세금을 더 돌려주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세수(稅收)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돌려줄 세금까지 늘어남에 따라 세원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이 탈루하는 막대한 세금을 더 엄격히 거둬들여야 한다는 여론이 크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나 대형음식점, 골프연습장 등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중 일부는 여전히 신용카드 결제나 현금영수증 발급을 피하는 꼼수를 써서 세금 부과를 피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수입이 100% 노출되는 월급쟁이들과 달리 이들의 정확한 소득을 세무당국이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한국은행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자영업자들의 소득 파악률은 62.7%로 추산됐다. 자영업자의 소득 37.3%에 대해선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 지난해 상반기 중 고소득 전문직과 개인사업자의 ‘소득 적출률’도 44.0%에 이르렀다. 소득 적출률이란 세무조사로 국세청이 적발한 탈세액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100만 원을 벌면 44만 원은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최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에게 제출한 ‘부가가치세 납부 사후검증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 전문직과 개인사업자 1만5082명은 2013년에 매출액을 누락하거나 비용을 과다 신고했다가 617억 원을 추징당했다.

전문가들은 연매출 4800만 원 미만 영세사업자들의 부가가치세를 줄여주는 현행 간이과세 체계를 개편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임주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막지 않고서는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지하경제 양성화’는 요원하다”며 “적지 않은 고소득 자영업자들이 간이과세 체계를 악용하고 있는 만큼 검증을 강화하고 특례기준을 축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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