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 심장에 깃발 꽂은 유통 대기업들
이 사업은 ‘경의선 홍대입구 복합역사 개발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 대기업인 애경그룹이 주도하고 있다. 애경그룹은 2만844m²(약 6300평)의 사업 부지에 쇼핑몰 ‘AK&’와 비즈니스호텔(310개 객실)을 넣은 건물을 계획 중이다. AK&는 애경그룹이 지난해 12월 AK플라자 수원점에 문을 연 10, 20대 취향의 패션·생활용품 종합 쇼핑몰이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0월 외식 브랜드(피자몰, 자연별곡 등)를 중심으로 생활용품 브랜드(버터), 신발 브랜드(슈펜) 등 자사가 운영하는 브랜드를 한데 뭉쳐 만든 ‘이랜드 외식 복합관’(지하 2층, 지상 9층)을 열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밥집의 개념을 넘어 쇼핑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며 “예상치를 뛰어넘어 일일 평균 7000명의 손님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다른 기업들도 이 지역에 대형 매장을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가전 매장인 ‘디지털플라자’를 강북 최대 규모(1157m²·약 350평)로 낸 바 있다.
○ 대기업 자본 아니면 투자하기 힘든 곳
인디 문화의 중심지이자 미술학원의 집결지였던 홍대 상권은 2000년대부터 상권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홍대 앞 대로에는 2011년 애경그룹의 계열사인 ‘AM플러스자산개발’에서 운영하는 복합쇼핑몰 ‘와이즈파크’가 문을 열었다. 2013년에는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롭스’와 삼양그룹의 ‘어바웃미’ 등 대기업 계열의 드러그스토어(화장품 등 뷰티 전문 매장)도 차례로 개장하면서 유통 대기업들의 격전지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유니클로’, ‘H&M’ 등의 해외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들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상권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홍대앞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비율은 24.3%로 2013년 같은 기간(20.1%)보다 늘었다. 이들을 겨냥한 면세점 및 외국인 전용 기념품 판매점은 마포구에만 45개나 된다. 정부가 최근 투자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설립 지역으로 마포·홍대 지역이 꼽히는 이유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홍대앞 상권은 이미 대기업 자본이 아니면 뛰어들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앞으로 합정역까지 하나로 묶이는 등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