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타래 571 가면 갈수록’ 1월 말 선보이는 한돌
‘홀로 아리랑’의 가수 한돌은 “산에만 다녀서 김장훈, 이승철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좋은 목소리로 열심히 독도를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통일이 된다면 북쪽 땅 몇 바퀴 돌며 또 노래를 캐겠다”고 말했다. 죠이커뮤니케이션 제공
가수 한돌(62)이 이달 말 내는 새 앨범(사진) 제목이 암호 같다. 풀어보자. 6년 전에 낸 음반 제목 ‘한돌타래 566 그냥 가는 길’이 단서다. ‘한돌’은 가수 이름, ‘타래’는 ‘포크음악’을 대체해 가수가 직접 붙인 장르명이다. 566, 571은 한글이 창제된 지 각각 566년, 571년 되는 해에 제작한 앨범이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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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냈냐고 묻자 그는 “산에 다니다 운 좋으면 지나가는(떠오르는) 노래를 정리하는 게 주된 일. 회사가 산인 셈”이라며 웃었다. 한돌은 1978년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구름바다를 바라보며 ‘터’를 완성한 뒤 산신령의 노래 선물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자꾸만 산행했다. 그러다 혼났다. “2000년 겨울, 백두산에서 실족했어요.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하산해 숙소 주인 할머니가 끓여준 곰탕 국물 위로 눈물 뚝뚝 떨어뜨렸죠. 노래가 안 나오는 건 내 맘이 마비돼서인데 산에만 의지해 노래를 찾은 제게 하늘이 벌을 내리는 것 같아서요. 할머니가 그러더군요. ‘국이 싱겁나, 왜 눈물을 떨어뜨리고 그래.’”
신작 제목 ‘가면 갈수록’은 “노래란 만들면 만들수록 어렵더라”는 고백이다. 신곡 중에 1970, 80년대 정부 심의로 누더기가 된 자신의 노래들에 늦은 용서를 구하는 ‘노래는 떠나가고’도 있다. “‘불씨’는 12·12 사태를 보고 민주의 불씨가 꺼져가는 게 안타까워 썼고, ‘유리벽’은 남북통일에 대한 바람을 담은 건데 가사가 수정되면서 둘 다 사랑노래로 전락했죠.” 그는 “지켜주지 못한 노래 앞에선 눈물 한 사발 흘려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했다.
‘홀로 아리랑’은 한돌이 1989년 4월 태풍으로 뱃길이 끊겨 독도 안에서 식량도 없이 일주일을 버티다 만든 노래라고 했다. “배고프니까 갈매기가 낳아 놓은 알을 주워 먹었다 체했어요. 체기를 가시려고 손끝을 따는데, ‘아픈 건 배인데 왜 손끝을 딸까’ 하는 어릴 적 궁금증이 떠올랐죠. 마침 숙소 벽에 우리나라 지도가 붙어 있었어요. ‘허리 잘린 우리나라…. 아픈 허리 말고 독도에 침을 놓으면 허리 병이 낫겠구나!’” 노랫말은 자연스레 겨레의 노래 아리랑으로 연결됐다. ‘아리랑, 아리랑/홀로 아리랑!’
한돌은 40년간 단 6장의 정규앨범(신작 포함)을 냈고 단독 공연도 여섯 번밖에 안 했다고 했다. 1972년 서울 경복고 졸업 후 줄곧 우리 산하를 떠돌며 노래만 지으며 산 때문이다. 앞으로 콘서트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먼 꿈은 허황하되 아름답다. “노래로 인해 벽과 간격이 없어졌으면 해요. 그로 인해서 사람이 사람으로 되고, 산이 산이 되고, 강이 강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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