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998년 90%서 2012년 33%로 뚝… 노후준비는 60대가 가장 미흡 은퇴후에도 일 계속… ‘실버 투잡족’도
나이든 부모의 부양을 ‘가족’이 책임진다는 생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매년 내놓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8년 ‘노부모를 가족이 모셔야 한다’고 대답한 젊은이들의 비율은 89.9%였지만 갈수록 줄어 2012년에는 33.2%로 뚝 떨어졌다. 부모 있는 자식 중 3분의 1만 ‘부모 부양은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태완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이 같은 현상을 분석해 ‘노인빈곤 현황과 기초연금의 필요성’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 연구위원은 “자식 세대의 인식이 바뀌다 보니 노인의 경제활동 형태도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 스스로 노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한 노인의 비율이 2002년 9.6%에서 2012년에는 13.9%로 뛰어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퇴 후에도 60대 노인들은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와 보사연이 ‘2011년 전국노인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65세 이상 노인 34.0%는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30%보다 늘어난 수치다. 더구나 양질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 보니 노인들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아파트 경비원 등 보수가 적은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다. 두 가지 직장을 다니는 ‘실버 투잡족’도 생겨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