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고공 유가 ‘네탓’ 충돌 산업부 “석유제품 가격인하 여지”… 업계 “세금이 60%인데” 부글부글
국제유가 하락세에 비해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을 두고 정부와 석유업계가 서로 ‘네 탓’을 하며 정면충돌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석유 및 액화석유가스(LPG)의 유통협회 관계자와 소비자단체 등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석유제품 가격인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는 전국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별 최고가와 최저가 휘발유 판매가를 공개하며 업계를 압박했다. 서울에서 팔리는 휘발유의 최고-최저가 차이는 862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름값이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임대료나 서비스의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추가 가격인하 요인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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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제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455.2원으로 같은 해 1월보다 327.5원 떨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 정유사의 세전(稅前) 공급가격은 335.8원 내렸다. 세금을 뺀 국내 휘발유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또 주유소 판매가격이 이 기간에 292.7원 내렸지만 최근 6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이 11%가량 올라 원화로 환산한 도입단가가 올랐고 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인하 요인이 대부분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한 정유사 간부는 “문제는 휘발유값의 60%에 이르는 세금인데도 정부가 엉뚱한 곳을 가리키며 포퓰리즘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