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12개 제품 가격 비교 ‘홍삼정’ 19만8000원 vs 9만9000원… ‘혼합곡밥’ 5680원 vs 3980원 “일반 제품 가격 거품 증명” 지적에… 업체 “대량구매-물류비 절감 때문”
같은 제조사가 만든 제품이어도 대형마트가 PB 제품으로 팔면 가격이 최대 절반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제조사가 책정한 일반 제품의 가격에 거품이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PB 제품이 최대 50% 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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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종근당건강과 함께 개발한 PB 제품인 ‘6년근 홍삼정’ 가격은 9만9000원으로 종근당건강의 ‘6년근 홍삼정’(정가 19만8000원)의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두 제품의 용량은 240g으로 주재료인 진세노사이드 함량(5.7mg)과 고형분 함량(65%)이 같다.
홈플러스가 동원F&B와 만든 PB 제품인 ‘혼합곡밥’ 가격은 3980원으로, 동원F&B가 시판하는 ‘쎈쿡 건강한 혼합곡밥’(동일한 용량·5680원)보다 29.9% 싸다. 이 두 제품은 모두 동원F&B가 만드는 것으로 멥쌀 70%, 발아현미 20%, 흑미 4.5% 등 주요 원료 함량이 같다. 롯데마트가 롯데제과와 함께 만든 PB 제품인 ‘초이스엘 카스타드’ 가격은 2960원으로 롯데 카스타드(4000원)보다 18.4% 싸다.
주원료 함량이 유사한 제품 20개를 조사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들 제품의 경우 PB 제품의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최대 28.5∼60.2%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마트는 PB 제품과 일반 제품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PB 제품을 만들 경우 소비자들이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중간 유통 과정이 단순화되면서 물류비를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들은 “일반 제품의 정상 가격은 PB 제품보다 비싸지만, 1+1 행사나 덤 증정 등 행사 가격을 감안하면 (일반 제품이) 더 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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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PB 제품 가격이 더 저렴해지자 PB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대형마트 매출액 중 PB 제품의 비중은 이마트가 16.8%, 홈플러스가 24.0%, 롯데마트가 26.0%에 이른다.
소비자원이 최근 3개월 이내에 PB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는 PB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로 ‘가격이 저렴해서’(76.5%·복수응답)가 압도적으로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75.9%는 PB 제품을 구입하면 가계비용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은 PB 제품 구입 시 불만 사항으로 ‘품질이 좋은지 알 수 없다’(55.4%·복수응답), ‘제품이 다양하지 않다’(33.1%), ‘가격 등 제품 비교 정보가 불충분하다’(32.5%)를 꼽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회사인 칸타월드패널의 오세현 대표는 “유통 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에서는 PB 제품이 전체 소비재 시장의 약 47%를 차지한다”며 “한국 유통업체들도 선진국 유통업체들처럼 싼 가격과 좋은 품질로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는 전략을 구사해 PB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