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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꾀에 빠진 北… 사이버테러가 되레 엄청난 홍보효과

입력 | 2014-12-26 03:00:00

[‘김정은 소재 영화’ 美 개봉]미국내 인터넷으로도 VOD 판매
소니 “우리의 싸움에 자긍심 느껴”… 北 유엔참사관 “물리적 대응 안할것”






북한 김정은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현지 시간) 인터넷을 통해 전격 개봉됐다. 당초 상영이 취소됐던 이 영화는 25일 독립영화관 300여 곳에서도 개봉돼 미국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제작사인 소니픽처스는 24일 인터넷 비디오 상영 사이트인 ‘구글 플레이’ ‘유튜브 무비’ ‘엑스박스 비디오’와 자체 제작한 웹사이트(www.seetheinterview.com) 등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영화를 개봉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5.99달러(약 6589원)에 48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 있고 14.99달러(약 1만6489원)면 내려받을 수 있다. 해외 서비스는 시작하지 않았으나 구글 플레이 미국 계정으로 볼 수 있다.

당초 미국에서 상영이 취소됐던 영화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봉되면서 북한은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충수를 둔 셈이 됐다. 제작사인 소니픽처스가 독립영화관 개봉에 이어 인터넷 유료 배포까지 나서 미국 가정과 사무실에서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탱크 포탄에 맞아 죽어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 측의 사이버 테러와 미국의 보복 공격 논쟁은 영화의 인지도를 더욱 높여주는 결과를 낳았다.

백악관은 전날 영화관 상영 결정에 이어 이날 온라인을 통한 배포를 다시 환영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확하게 밝혔듯이 외국 독재자가 미국 영화를 검열할 수는 없다. 영화를 볼지 말지는 국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린턴 소니픽처스 최고경영자(CEO)는 “솔직히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우리의 싸움이 무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사이버 범죄가 결코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 참사관은 24일 AP통신에 “영화 상영을 반대하지만 물리적 대응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연방수사국(FBI)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상영관에 대해 테러 경계를 강화했다. FBI는 이날 영화 상영을 결정한 영화관 목록을 전국 일선 지부에 돌리고 요원들에게 영화관들을 상대로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알리도록 지시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은 포브스 기고문에서 “북한이 궁지에 몰리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해 해킹보다 더욱 파괴적인 대응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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