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우리은행 유미예씨 2000년 경기 모습 보고 한눈에 반해… 2012년 전 코치 추천으로 업무 맡아… “일 힘들지만 농구사랑으로 극복”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통역 유미예 씨(왼쪽)는 팬으로 동경했던 전주원 코치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유 씨가 전주원 팬클럽으로 활동하던 시절 전 코치의 사인을 받았던 기념 티셔츠를 전 코치와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친구들이 연예인에 빠져 살던 학창시절 그는 농구에 빠져 살았다. 2002년 전주원 팬클럽 ‘어시스트’에 가입했다. 전주원이 처음 은퇴했던 2004년 유 씨는 다니던 대학이 있는 대구에서 서울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은퇴식을 봤다. 그때의 기차표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전주원이 코트에 복귀한 뒤 국가대표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그는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었다. 유 씨는 경기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응원했다.
14년이 지난 지금 유 씨의 직업은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영어 통역이다. 우리은행 코치 전주원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1년 반 동안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뒤 한국에 돌아와 취업준비를 하던 2012년 전 코치를 통해 통역 제의를 받았다. 통역을 맡으면서 그는 ‘제2의 농구인생’을 살게 됐다. 전 코치는 선수와 팬으로 오래 알고 지내면서 유 씨의 농구에 대한 열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유 씨는 “팬으로 동경했던 전 코치님과 같이 일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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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언어 실력만으로 통역을 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유 씨처럼 농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통역이 많다. 삼성의 이혜림 씨는 여자 프로농구 팀에서 유일한 선수 출신 통역 겸 매니저다. 국민은행 통역 김경란 씨는 신한은행 가드 김희란의 친언니다.
유 씨는 “통역은 언어 실력도 중요하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와 관심, 까다로운 외국인 선수들에게 잘 맞춰줄 수 있는 성격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크면 일도 더 즐겁게 할 수 있다”며 웃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