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개각 신호탄]사표 수리된 이주영 해수부 장관 “참사수습 진정성 보여” 평가 속 “해수부 큰 그림 못그려” 지적도
이 장관은 사고가 발생한 4월 16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내려가 8월 말까지 머무르며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다독이고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했다. 처음에는 정부에 불신을 갖고 있던 유가족 등으로부터 봉변을 당하기도 했지만 이를 묵묵히 감내했다. 또 수염, 머리카락을 다듬지 않고 실종자들의 사진을 양복에 넣고 다녀 “진정성이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7월부터는 “세월호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면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지만 청와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장관은 세월호 참사 수습 외에 해수부 예산 증액,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감시 강화 등의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초대형 사고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해도 중앙 정부부처 수장의 행보로서는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양 강국’을 표방하며 박근혜 정부가 독립시킨 해수부가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을 만한 정책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이 일찌감치 사의를 표하는 바람에 해수부 인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고 임기 후반에는 다소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인사가 더 늦지 않게 처리되고, 중점 과제도 서둘러 이행할 수 있도록 해수부 업무에 정통한 인물이 새 장관으로 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