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정보 빼내고… 몰래 광고 띄우고… 쿨패드, 제품에 ‘백도어’ 설치 들통… 샤오미, 인도서 특허침해 판매금지 “中정부가 사실상 눈감아 주는 셈”
○ 잇따른 보안·특허 논란
보안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단골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화웨이(1세대), 샤오미(2세대)에 이어 3세대 신흥 강자로 꼽히는 ‘쿨패드’ 제품에서도 ‘백도어(back door·전자기기에서 사용자 몰래 정보 데이터가 오갈 수 있는 기술적 통로)’가 발견된 것이다. 미국 정보보안기업 팰로앨토네트워크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쿨패드 제품에 사용자위치를 비롯한 정보를 전송하고 광고 노출을 위한 응용프로그램을 무단 설치하는 ‘백도어’가 내장돼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의 애플’로 꼽히는 샤오미도 올해 7월 이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5.5인치의 대화면 스마트폰 ‘훙미노트’에 사진과 문자를 사용자 몰래 임의의 서버로 보내는 기능이 밝혀진 것이다. 훙미노트는 ‘1초 1만 대 판매’ 기록을 세운 샤오미의 대표 제품 중 하나다. 휴고 바라 샤오미 부사장은 “자동 업데이트와 메시지 전송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중국 정부의 감시 도구로 쓰인다’는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샤오미는 또 이달 초 야심 차게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가 스웨덴 통신장비기업 에릭손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판매금지처분을 부과받기도 했다.
○ ‘정부 보호’가 해외시장 경쟁력 저하로
중국 제조사들이 잘나가는 내수시장과 달리 자국 밖에서는 온갖 포화를 맞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보호 정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자국 제조사의 보안 문제를 묵인하거나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허 침해에 대해서도 사실상 눈감아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공정한 경쟁 환경에서는 버틸 저력이 없다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내에서는 정부 눈치를 보느라 해외 기업이 중국 기업에 특허침해 소송을 걸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국 기업에 시비를 건 해외 기업에 중국 정부가 온갖 제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 역시 정부와 얽힌 휴대전화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IHT테크놀로지 소속 대니얼 글리슨 애널리스트는 “중국 기업의 초저가 전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정부의 보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