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위원들이 가장 많이 꼽은 ‘모멸감’(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은 한국인의 낮은 자존감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해부한 이색적인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저자는 모멸감이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가장 큰 적이라고 주장한다. 위계 서열과 힘에 대한 강박, 콤플렉스 등 우리 사회에 모멸감이 만연하는 원인을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이어 공동 2위를 차지한 ‘나의 한국 현대사’(유시민 지음·돌베개)는 저자가 태어난 1959년부터 올해까지의 현대사를 압축 정리한 책이다. 정치를 그만두고 저술가로 돌아온 저자는 대중의 욕망을 키워드로 우리 역사를 재해석했다. 행간에 간간이 자신의 체험을 녹여냈다. “나는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번민하는 당사자로서 역사를 돌아보았다”는 지은이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주관적 관점이 강한 역사책이다.
‘이젠, 함께 읽기다’(신기수 외 3명 지음·북바이북)는 함께 책을 읽어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경험담 및 타인과의 지적 공유가 갖는 시너지 효과를 담았다. ‘책에는 정답이 없고 그저 생각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라는 게 저자가 주장하는 요지다.
‘이명현의 별 헤는 밤’(이명현 지음·동아시아)은 천문학을 전공한 지은이의 ‘별밤’ 에세이다. 외계 지적생명체를 탐색하는 세티 프로젝트 한국 책임자인 저자는 천문학자답게 인간은 별에서 나와 결국 별로 돌아갈 것이라는 인생관을 설파한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