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6~8명 공립학교 잠입… 교실서 움직이기만 하면 총 쏴 TTP측 “300~400명 인질” 주장… 말랄라 “끔찍하고도 비겁한 행위”
파키스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최소 131명이 숨진 가운데 현장에서는 계속해서 총성이 들리고 있다. BBC는 파키스탄발 기사에서 “TTP 테러범들이 학생들을 인질로 붙잡기보다는 최대한 많이 죽이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며 “TTP가 어린 학생들이 있는 학교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번 테러가 2007년 10월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귀국 축하 행렬에 폭탄을 터뜨려 139명을 살해한 이후 최대 규모의 테러라고 보도했다.
TTP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을 소탕하려는 정부군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정부군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를 공격 대상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쿠라사니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군이 우리 가족과 여자들을 노렸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의 학교를 겨냥했다. 우리는 그들이 (가족을 잃는) 고통을 느끼길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파키스탄군은 올 6월부터 TTP 근거지인 북와지리스탄 등에서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벌여 TTP 대원 1100여 명을 사살했다.
TTP의 보복은 치밀하면서도 잔인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정부군 복장 차림으로 위장한 테러범들은 학교 담을 넘어 교내로 침입했다. 당시 학생들은 강당에서 응급처치법을 배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범들은 강당에 들어와 학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고 교실로 달아나는 학생들을 쫓아가 사살했다. 사망자 대부분이 12∼16세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한편 2012년 TTP로부터 총격을 당한 경험이 있는 10대 인권운동가이자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 양은 이번 테러에 대해 “끔찍하고도 비겁한 행위”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파키스탄탈레반(TTP) ::
김기용 kky@donga.com·박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