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세밀하게 묘사하기로 유명한 ‘미생’ 제작진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옥에 티’를 만들어내 이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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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후 퇴근 준비…노트북 시계는 웬 ‘오후’ 12시22분?
제작진의 철저함에 두 손 두 발을 들 수밖에 없다. 눈에 불을 켜고 보지 않는 이상 ‘옥에 티’를 찾아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만큼 ‘미생’의 디테일은 ‘완생의 경지’에 올랐다. 그럼에도, 옥에 티는 분명, 있었다. 스포츠동아가 매의 눈으로 찾아낸 옥에 티, 하지만 이 정도라면 애교로 봐줄 만하다.
● 촬영상 실수?
2회, 장그래(임시완)와 안영이(강소라)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장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장그래가 타기 직전과 탔을 때 바닥이 다르다. 두 장소에서 촬영해 엘리베이터 안팎이 달랐기 때문이다. 4회 장그래가 PT에 나선 장면. 왼쪽 슬리퍼를 들고 있는 장그래를 옆에서 찍다 정면으로 카메라 앵글을 바꾸니 장그래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오른쪽 슬리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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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의 눈으로 봤다
13회에서 장그래는 휴게실에서 안영이와 함께 커피를 탈 때 하늘색 셔츠를 입었다. 하지만 휴게실을 나서는 그의 셔츠는 흰색으로 바뀌었다. 안영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쥐도 새도 모르게 옷을 갈아입은 걸까. 16회에서는 장그래가 다이어리에 정갈하게 적어 놓은 일정표가 등장한다. 장그래는 한 날짜 칸에 ‘YES? YES!’를 적으며 마음을 다진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글들은 임시완의 글씨가 아니다. 그의 진짜 필체는 6회에서 박대리(최귀화)에게 건넨 쪽지에 ‘무책임해지세요!’로 확인할 수 있다. 악필에 가까웠다.
‘미생’ 제작진은 촬영 전 1년 6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소품 하나하나를 철저히 관리하며 챙겼다. 무역회사 출신 회사원을 자문위원으로 두고 도움을 받았다. 또 2명의 보조작가는 한 무역회사에서 두 달 동안 인턴 체험을 하며 익힌 분위기를 글로 옮겼다.
‘미생’은 그런 완벽함과 애교로 봐줄 만한 ‘옥에 티’로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