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朴대통령 6개국 정상과 연쇄회담
이런 강행군에 나서는 것은 한국 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서다. 아세안 시장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에 빠진 한국 경제의 퀀텀점프(대도약)를 위한 새로운 발판인 셈이다.
○ 각국 개발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요청
이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는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철강사인 ‘크라카타우 스틸’이 합작한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1차 공정을 마쳤으나 2차 공정 투자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위도도 대통령은 “제철 분야는 관심이 크다. 직접 현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또 위도도 대통령은 “내 딸이 한국의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와 엑소(EXO) 팬이어서 딸과 함께 자카르타에서 케이팝 공연을 두 번 관람했다”며 음악과 디자인, 영화 등 문화 분야에서의 양국 간 교류 확대를 요청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2월 이후 진전이 없는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의 조속한 재개도 약속했다.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는 1억 달러(약 1100억 원) 규모의 ‘세폰3 수력발전’을 포함해 수력발전사업과 광산개발 분야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13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싱가포르∼말레이시아 고속철도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도 적극 요청
세인 미얀마 대통령에게는 미얀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전력 부족과 토지 확보, 한국 금융기관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인수 건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한은행이 체결한 현지 은행 인수계약은 인도네시아 금융서비스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인도네시아 은행의 한국지점 설립과 신한은행 인가를 상호주의에 따라 교환하겠다고 밝혀 진전이 없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에 이어 다시 만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에게 한국수자원공사가 ‘태국 물관리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태국은 5월 군부 쿠데타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인정하되 신규 사업은 경쟁입찰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 북핵 문제 해결 위한 지지도 호소
한편 외교안보 및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성과도 적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와는 2006년 이후 열리지 않던 외교장관 공동위원회를 내년에 재개키로 했다. 쁘라윳 태국 총리는 한국 호위함을 도입하기로 한 데 이어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부산=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