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광주 FC 1부리그 승격 가슴 졸이던 날
3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풍암동 광주월드컵경기장. 영하의 칼바람이 부는 추위 속에서 시민 2000여 명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었다. 유소년 축구단원들까지 합세한 응원단은 시민구단인 광주 FC가 경남 FC를 이겨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올라가기를 기원하면서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광주 FC는 시민들 응원 덕분인지 이날 경기에서 경남 FC를 3 대 1로 이겼다. 광주 FC는 2010년 6번째 시민구단으로 창단돼 첫해인 2011년 시·도민 구단 창단 최다승을 거두며 신생팀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2012년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창단 2년 만에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시민 김모 씨(46)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고전분투하는 광주 FC를 격려하기 위해 겨울추위를 이겨내며 응원을 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광주월드컵경기장 3층 본부석 옆 컨트롤 박스. 광주시 체육U대회지원국 산하 공무원들이 통닭, 맥주 등을 마시며 편안한 응원전을 벌였다. 컨트롤 박스는 실내에서 유리창을 통해 경기를 볼 수 있는 특석이지만 시민들은 출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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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경기 전반전이 끝나자 컨트롤 박스에서 통닭을 시켜놓고 술을 마셨다. 이를 목격한 시민 A 씨는 “당시 박 국장을 비롯해 공무원 5, 6명이 통닭에 소주 2병, 캔맥주 10여 개를 마시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한 공무원은 “직원 30여 명 중 일부가 저녁식사를 하지 않아 통로 옆 공간에서 통닭을 시켜놓고 캔맥주 몇 개를 종이컵으로 나눠 마신 것이며 소주는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직원은 경기 관람을 위해 관중석으로 가 응원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대신해 경기 응원을 온 광주시 간부들의 술판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 없는 컨트롤 박스에서 편안히 경기를 보며 술판까지 벌인 데 대해 ‘시민 위에 군림하는 갑(甲)질’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광주 FC는 6일 열린 2차전에서 경남 FC와 무승부로 비겨 1부 리그로 승격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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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