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장 재배치-환경개선 본격 추진
전국 최대 전복 생산지인 전남 완도군 보길도 앞 해상에 설치된 전복양식장. 완도군은 안쪽 바다의 전복양식장과 바깥 바다의 해조류 양식장을 서로 바꾸는 어장 재배치사업에 나선다. 동아일보DB
○ 수산물 서식 최적 환경
완도는 리아스식 해안에서 각종 수산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해안선마다 갯벌이 있고 연안 해역에는 해조류 숲이 조성돼 바다 정화 기능을 하고 있다. 연안이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맥반석으로 형성돼 수산물의 맛이 좋다.
완도 수산물의 전국 대비 생산량은 전복 81%, 다시마 70%, 톳 60%, 미역 46%, 매생이 40%, 전복 종패 생산 30%, 김 15% 등이다. 전복 양식은 완도 경제의 핵심 산업이다. 3787가구가 2650ha(가두리 60만66칸)의 양식장에서 전복을 생산해 연간 3800억 원을 번다. 전복 종패와 먹이용 해조류 생산, 시설자재 생산 등 연관산업까지 포함하면 2000억 원대에 달한다.
○ 1조 원 ‘황금바다 프로젝트’
완도군은 전복과 해조류를 중심으로 ‘황금바다 프로젝트’를 추진해 양식산업 1조 원 시대를 연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이를 위해 2018년까지 115억6000만 원을 투입해 전복 양식장과 해조류 양식장 간 맞교환 형식으로 어장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내만(內灣)의 전복 양식장과 바깥 바다의 해조류 양식장을 서로 바꾸는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방법이다.
우선 노화도 소안도 보길도 등 노후화된 어장 340ha를 재배치하기로 했다. 수산 전문가들은 최근 전복 생산의 정체 원인으로 시설 대형화와 밀식에 따른 조류 소통 저해를 꼽았다. 실제로 2009년과 2013년 전복 양식이 활발한 노화읍 미라리 해역의 조류를 비교 분석한 결과 표층 유속은 초당 20cm에서 9cm로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저층 유속은 초당 40∼50cm에서 50∼70cm로 최대 75% 늘었다. 표층으로 흘러야 할 조류가 양식장 시설에 막혀 저층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전복 배설물과 먹이 잔해가 바닷속에 퇴적되면서 양식장 주변 환경이 악화돼 어장 재배치 사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바다 청소를 통한 어장 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한다. 친환경 미생물을 활용해 어장 저층 수질을 개선하고 퇴적물을 수거해 어업생산력을 복원할 계획이다. 500ha 어장에 내년부터 5년간 170억 원을 투입한다. 바다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비해 적응력이 강한 우량종묘 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양식 방법을 개선하고 시설도 표준화한다. 현재 4열, 120칸의 양식장을 2∼3열, 60칸 이하로 줄여 적정 사육밀도를 표준화할 계획이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과 함께 물속에서 이동이 가능한 가두리도 개발하기로 했다. 200억 규모의 수출용 해조류 클러스터 2곳을 조성해 종묘생산, 양식, 가공, 유통, 수출 판매를 도맡아 해조류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