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商議, 자본금 모금에 나섰지만… 지역기업,경영실적 나빠 출자 꺼려 한 사업자, 소형기 취항 추진 눈길
울산에 본사를 둔 민간 항공사(저비용 항공사) 설립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울산지역 기업들이 출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최근 한 민간 사업자가 울산공항에서 저비용 항공기 운항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는 저비용 항공사(가칭 울산에어) 설립 자본금을 350억∼4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올 1월 울산시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용역 결과 최근 제시된 자본금 규모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자본금 350억∼400억 원 규모의 일반 주식회사 형태의 지역항공사를 설립하고 초기에는 항공기 2대(135∼189인승)로 김포와 제주노선을 각각 하루 12회와 4회 운항하면 5, 6년 뒤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와 상의는 용역 결과에 따라 올 2월부터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 에쓰오일 등 울산에 본사나 공장이 있는 대기업, 향토 기업을 대상으로 자본금 모금에 나섰다. 시와 상의도 각각 자본금의 5%(17억∼20억 원)를 출자키로 하고 기업체를 설득했다. 하지만 20일 현재 출자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시 관계자는 “울산 기업들이 최악의 경영실적을 나타내는 등 저비용 항공사에 출자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경기가 호전된 뒤 저비용 항공사 설립 자본금을 재모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1년 10월에는 민간 항공사인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이 울산공항에서 19인승 에어택시를 운항했다. 울산에서 제주와 강원 양양까지 운항했지만 적자가 누적되자 4개월여 만에 철수했다. 울산공항은 KTX 울산역 개통(2010년 11월) 이후 이용객이 과거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울산시는 울산공항 활성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저비용 항공사 설립과 동시에 기존 저비용 항공사의 울산공항 취항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2011년 10월에 제정된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 지원 조례’에 따라 매년 일정액을 저비용 항공사에 지원할 근거를 마련해 두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