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팀에 유독 약한 ‘흑역사’ 구단들 삼성, 2012년 초부터 15연패 굴욕… KT도 2013년 1월말부터 11연속 눈물 전자랜드-인삼공사는 각각 7연패
모비스가 삼성의 천적이 된 건 2012년 1월 14일부터다. 당시 모비스는 안방인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78-66으로 삼성을 꺾었다. 그때부터 삼성은 모비스만 만나면 한없이 작아졌다. 모비스의 삼성전 연승 행진은 네 시즌에 걸쳐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모비스는 삼성을 상대로 연속 15번째 승리(74-72)를 수확했다.
올 시즌 모비스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역대 프로농구 특정 팀 상대 연승 최다 기록이다. 앞으로 3번만 연달아 삼성을 꺾는다면 18연승으로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다. 기존 최다 기록은 오리온스가 SBS(인삼공사의 전신)를 상대로 올린 17연승이다. 당시 대구를 연고로 하던 오리온스(현재 고양)는 2001년 11월 11일부터 2004년 2월 14일까지 SBS에 승리를 뺏긴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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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팀을 상대로 승리가 계속되는 건 연승의 ‘자기실현적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정 팀을 상대로 연패를 하는 팀은 자신감을 상실해 기본 실력조차도 발휘하기 어렵게 되는데 이 때문에 연승이 계속될수록 연승의 고리는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현주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모비스의 전력을 더 치열하게 분석해서 빨리 연패의 흐름을 끊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비스는 특정 팀을 상대로 한 ‘연승의 제왕’이 될 수 있을까. 모비스와 삼성의 다음 맞대결은 22일 울산에서 벌어진다.
한편 모비스는 13일 또 다른 연승 기록을 썼다. 울산 안방경기에서 LG를 88-76으로 누르고 9연승을 달리며 올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운 것. 오리온스는 안양에서 인삼공사를 92-63으로 격파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뒀다. 시즌 14경기 만에 거둔 수확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